지난 1월 27일 LG엔솔 (LG에너지솔루션)이 성공적으로 IPO에 성공했습니다. 금리인상 가능성이 크고 코스피가 전체적으로 부진한 분위기 속에서도 일반 청약에 청약 건수는 442만 4천여 건, 증거금은 114조 원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모기업인 LG화학의 주가는 LG엔솔 상장일에 무려 8%가 빠졌는데요. 또한 LG엔솔 상장일 이후 4거래일 동안 공매도 거래대금이 1,923억 원으로 코스닥과 코스피를 통틀어 압도적 1위를 기록했습니다. 베터리를 보고 LG화학에 투자한 주주들은 큰 손해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작년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을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을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크게 분노했습니다. 발표 직후 LG화학의 주가는 크게 하락했으며 물적분할을 반대하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는데요. 결국 LG화학 부사장의 입장 발표까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의 차이점은 무엇이고, 주주들은 왜 이렇게까지 분노했을까요? 이번 포스팅을 통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인적분할과 물적분할
서로 다른 A, B, C 3가지 사업 부문을 가진 기업이 있습니다. 이 때 기업이 시장 규모의 증가, 투자 자금 유치 등 다양한 이유로 A 사업 부문을 별도의 기업으로 분할합니다. 이렇게 회사의 특정 사업 부문을 독립적으로 분리하는 것을 기업 분할이라고 합니다. 분할 방법으로는 크게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이 있는데요. 두 가지 분할 방법의 가장 큰 차이점은 기존 기업과 신설된 분리 기업이 서로 독립된 관계인지, 그리고 새로 분할된 회사의 주식을 누가 소유하게 되는지 입니다.
1) 인적분할 : 수평적 분할
하나였던 회사가 동등한 관계인 두개로 나눠지는 독립된 회사로 만드는 것을 인적분할이라고 합니다. 두 회사는 동등한 독립된 관계이기 때문에 자회사와 모회사 개념이 아닙니다. 기존 회사 주주들은 두 기업의 지분율 대로 분할되는 두 주식을 모두 가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어느 기업의 주식을 5주 보유하고 있는데 이 기업이 3:2 비율로 인적분할을 한다면, 분할되는 두 기업의 주식을 3주와 2주씩 모두 받게됩니다.
2) 물적분할 : 수직적 분할
물적분할은 기업을 분리할 때 신설된 기업의 주식을 전부 모회사가 보유하는 분할 방식입니다. 인적분할이 기존 기업과 신설된 기업이 독립적이고 동등한 관계라면, 물적분할은 기존 기업 아래 신설된 기업이 포함된 모회사와 자회사의 수직적 관계입니다. 신설된 자회사의 주식은 모두 모회사가 가져가기 때문에, 기존 회사의 개인 투자자들은 자회사의 주식을 전혀 받을 수 없습니다. 모기업이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보유한 효과는 있지만 직접적으로 보유한 것과는 당연히 확연한 차이가 발생합니다.
2. 투자자들이 물적분할에 분노하는 이유
인적분할과 다르게 물적분할의 경우 주주에게 빠져나간 자회사의 주식을 전혀 배분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분리된 자회사의 사업부문을 높게 평가해서 모회사에 투자했던 개인 투자자들은 지분을 전혀 받지 못하게 됩니다. 물적분할을 하게 된 기업은 100% 보유했던 자회사의 주식을 월가와 사모펀드, 기관들에게 사전에 투자받습니다. 그리고 개인 투자자에게는 IPO를 통해 훨씬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게 됩니다.
자회사의 주식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보유했던 모회사의 주가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분리하는 자회사의 사업이 기존 모회사의 핵심 사업 또는 유망 사업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비록 모회사가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한다고 하더라도, 핵심 사업 또는 유망 사업이 빠져나간 모회사는 앙코없는 찐빵이 되면서 기업가치가 낮아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애플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폰 사업부의 물적분할을 발표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물적분할이기 때문에 기존 애플 주주들은 새로 분할된 아이폰 사업부의 주식을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 아이폰 사업부가 빠진 기존 애플 기업은 기업가치가 하락하며 주가 역시 당연히 떨어지게 됩니다. 이럴 경우 애플의 여러 사업 부문에서도 아이폰을 보고 투자했던 개인 투자자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주주 친화적인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소액 주주의 집단 소송 같은 제도 때문에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별도로 상장하는 사례가 거의 없습니다.
3. 인적분할의 긍정적 예시
2019년 10월, 두산은 기업을 두산 솔루스와 두산 퓨어셀로 인적분할을 했습니다. 기업의 향후 신사업 먹거리인 2차 전지용 전지박 사업 (두산 솔루스)와 연료전지 사업 (두산 퓨어셀) 성장의 가속화를 위한 전략이었습니다. 분할 비중은 두산과 두산 솔루스, 두산 퓨어셀 90.6 : 3.3 : 6이며, 인적분할을 했기 때문에 기존 두산 주주들은 해당 비율에 맞게 신생 기업의 주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분할 후 4,240원에 거래를 처음 시작했던 두산 솔루스와 두산 퓨어셀의 주가는 2년이 조금 지난 포스팅 작성일 (2022년 2월 6일) 기준, 71,000원, 36,900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적분할의 매우 긍정적인 예시라고 판단됩니다.
지금까지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의 차이점, 그리고 개인 투자자에게는 어떤 분할 방법이 더 좋은지를 알아봤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물적분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보호책이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작게나마 도움 되는 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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