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1일 광주 화정동에서 건축 중인 아파트가 붕괴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아직까지 사상자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으며 수색 작업도 계속 진행 중인데요. 불과 6~7km 떨어진 광주에서 학동 재개발 구역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 불과 7개월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그런데 두 사고의 건설사가 모두 HDC 현대산업개발이어서 현재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건설사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했으며 신뢰도도 급락하고 있는데요. 당연히 주가도 큰 폭으로 급락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번 붕괴 사고로 인한 HDC 현대산업개발의 주가, 그리고 전망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신뢰도 급락으로 계약 해지 및 추가 사업 확보 어려움 예상
7개월 사이 잇달아 대형 붕괴사고가 발생하며 대형 건설사 및 메이저 아파트라고 평가받던 HDC 현대산업개발과 업체 대표 브랜드인 아이파크의 신뢰는 크게 무너졌습니다. 먼저 광주 북구 운암 3단지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로 선정됐던 HDC 현대산업개발을 비롯한 컨소시엄 주체들을 불러 시공 계약 해지를 검토하겠다고 공식적으로 통보했습니다. 운암 3단지 재건축은 광주 최대 규모의 재건축으로 꼽히며 HDC 현대산업개발과 한화건설, GS건설이 컨소시엄을 꾸려 계약을 완료했습니다. HDC 현대산업개발과 현대건설이 컨소시엄을 꾸려 시공을 맡고있는 서울 강남구 개포 1단지 주공아파트에서도 많은 조합원이 HDC 현대산업개발을 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개포 1단지 주공아파트는 74개 동 6,702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101동부터 137동까지 HDC 현대산업개발이, 138동부터 174동은 현대건설이 시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미 계약된 건을 제외하더라도 향후 재건축·재개발 도시정비사업 시공사 선정과 분양 시장에서 HDC 현대산업개발이 지금 같은 성과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향후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막대한 손해가 발생할 듯합니다.
#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 취소 (1월 14일)
산업안전공단은 14일 HDC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지난해 (2021년) 수여했던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을 취소했습니다. 안전보건경영시스템 (KOSHA-MS)이란 기존 시스템이던 KOSHA-18001과 국제 표준인 ISO 45001의 장점을 결합해 국가가 공인하는 신규 안전보건경영 인증입니다. 사실 지난해 12월 산업안전공단이 현대산업개발이 해당 인증을 부과했을 때부터 논란은 있었습니다. 인증 심사 요건에 학동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7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었고, '인증 신청일을 기준으로 최근 1년간 안전보건에 관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은 경우'라는 조항이 명시돼 있기 때문입니다. 산업안전공단은 HDC 현대산업개발의 인증을 취소하며 앞으로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 업무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2021년 보기에는 괜찮았던 실적
지난해 HDC 현대산업개발의 성과는 좋았습니다. 6월 광주 학동 붕괴 사고가 발생하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고 대표이사가 국정감사에 출석하는 어려움이 있기도 했지만, 종합개발사업과 도시정비사업을 쌍끌이하며 큰 매출 성장을 이뤘습니다. 3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은 9,23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13.9%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은 1,323억 원으로 전년 동기 1,325억 원과 비교해 소폭 감소했지만, 치솟은 원자재 가격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였습니다.
특히 한화와 컨소시엄을 꾸려 복합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사업이라고 평가받는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 민간 투자사업 (가칭 잠실 마이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이 큰 성과였습니다. 해당 사업은 총사업비만 약 2조 1,600억 원 규모로,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약 35만 7,576㎡의 부지에 코엑스 크기의 3배에 달하는 컨벤션 시설과 야구장, 수영장, 수상 레저시설을 포함한 스포츠·문화시설,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업무·숙박·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사업입니다. 주택 사업에서도 인천 시티오씨엘을 비롯해 규모있는 도시정비사업을 여러개 유치하며 좋은 성과를 보였습니다.
# 사고 후 떨어진 주가
1월 11일 붕괴 사고 발생 이후 HDC 그룹의 주가는 급락했습니다. HDC 현대산업개발은 나흘 동안 주가는 약 27%가 떨어졌으며 시가총액이 무려 4,580억 원이 증발했습니다. 지주사인 HDC 주가 역시 32%가 하락하며 시가총액은 2,200억 원가량 감소했습니다. 사흘 동안 기관과 외국인이 모두 순매도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반면 개인은 이 물량들을 모두 받으며 순매수했습니다.
주가에 대해서는 현재보다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대다수입니다. 실제로 작년 6월 학동 붕괴 사고 이후에도 HDC 현대산업개발과 HDC의 주가는 약 40%가량 하락했는데요. 그러나 연이은 사고로 아이파크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가 심각하게 하락한 점, 여러 사업 단지들이 계약 검토와 철회 등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는 점, 현 사고 아파트의 철거 및 보상금 문제 등을 모두 고려하면 작년 6월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주가는 하락할 수 있습니다. 다만 7개월 동안 두 차례 폭락으로 너무나 저렴한 주가가 됐다는 평가도 존재합니다. 포스팅 작성일 (14일) 기준 HDC 현대산업개발의 PER과 PBR은 각각 4.11, 0.43이 됐습니다. 동종 건설업계인 GS건설 10.47과 0.8, 현대건설 29.82와 0.72, 대우건설 5.06과 0.79, DL건설 5.06과 0.80과 비교하면 정말 저렴한 가격입니다. 주가 하락이 더 컸던 HDC의 PER과 PBR은 2.68과 0.19로 더 낮은 값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 사고 이후 함께 떨어진 경쟁업체 주가
11일 붕괴 사고 발생 이후 소폭이긴 하지만 경쟁 건설 업체의 주가도 함께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붕괴 사고로 작게나마 건설 업종 전반에 하방 압력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먼저 단순히 HDC 현대건설뿐 아니라 모든 건설 업체를 대상으로 안전과 관련해 추가적인 규제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 붕괴 사고의 원인으로 영하의 추운 날씨에서 콘크리트를 무리하게 양생했기 때문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로써 만약 일정 기온 이하에서는 골조 공사를 금지하는 규제가 만들어진다면 건설사들의 1분기 매출과 실적은 낮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신규 아파트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재개발과 재건축, 청약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이번 사고가 HDC 현대산업개발뿐 아니라 다른 건설 업체의 주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이번 붕괴 사고와 관련해 HDC 현대산업개발의 주가와 향후 전망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투자자로서 주가에도 관심을 가져야겠지만 다시 한번 사망자와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남깁니다. 더불어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건설 업체들이 이익과 매출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작게나마 도움이 되는 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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