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인상된 9,620원! 월 환산액 200만 원 돌파
내년 최저임금이 9,62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올해 9,160원 대비 460원 (5%) 인상된 금액입니다. 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 월 환산액은 201만 580원으로 처음으로 200만 원을 돌파했습니다. 연봉으로는 2,412만 6,960원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내년 최저임금과 최저임금위원회의 협상 과정, 향후 재심 가능성 등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겠습니다.
5% 단일 안으로 정해진 2023년 최저임금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각 9명씩 27명으로 구성됩니다. 다른 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근로자위원(노동계)과 사용자위원(경영계) 견해 차이를 좁히는 것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근로자위원은 최초 올해 9,160원에서 18.9% 인상된 1만 890원을, 사용자위원은 동결된 9,160원을 주장했습니다. 공익위원들은 2.7% 인상된 9,410원과 7.6% 인상된 9,860원 사이의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했지만, 양측이 모두 크게 반발했습니다.
법정 시한 막판까지도 근로자위원(노동계)은 10% 이상, 사용자위원(경영계)은 2% 미만 인상률을 고수하며 협상이 진행되지 않자, 공익위원들은 결국 촉진 구간의 중간값이자 작년 인상률과 같은 5%(9,620원)를 단일 안으로 제시하고 곧바로 표결에 들어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위원인 민주노총 소속 4명은 표결을 거부하고 회의장에서 퇴장했습니다. 사용자위원 역시 9명 전원이 퇴장했습니다. 다만 근로자위원 4명은 표결 전 퇴장해 정족수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사용자위원 9명은 표결 시작 후 퇴장해 정족수에 포함 후 기권으로 처리됐습니다. 정족수는 총 27명 중 4명이 빠진 23명으로, 찬성 12표, 반대 1표, 기권 10표로 내년 최저임금 9,620원은 가결됐습니다.
한편 이번 심의가 이날 12시 이전에 마무리되면서 무려 8년 만에 최저임금 법정시한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최저임금 법정 심의기한은 고용노동부 장관의 심의요청이 있은 날로부터 90일입니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심의를 요청한 날은 3월 31일이었고 이날 6월 29일이 법정 심의기한의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015년부터 매년 법정시한을 넘겼으며 7월이 되어서야 최저임금이 결정됐습니다.
인상률 5% 단일 안 근거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인상률 5%의 근거를 경제성장률 2.7% + 물가상승률 4.5% - 취업자 증가율 2.2%로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경제성장률이 2.7%보다 크게 낮아질 수 있으며 언급한 수식이 최저임금법에 명시된 결정 기준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논란이 예상됩니다.
이번 인상에 대한 양측의 입장
2023년 최저임금은 공익위원의 단일 안으로 의결됐습니다. 최저임금 표결 과정에서 근로자위원(노동계)과 사용자위원(경영계)이 모두 회의장을 떠난 만큼, 양측 모두 이번 인상이 불만인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근로자위원인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인터뷰를 통해 "이번 결정은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한다. 저임금 노동자의 삶이 더 힘들어지고 있어서 이번 결정에 상당히 분노한다. 산출식에서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물가상승률 4.7%가 적용되지 않았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도 인터뷰를 통해 "한계 상황에 내몰린 영세기업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경제 상황의 안정을 위해 최저임금의 안정을 호소했지만 듣지 않았다. 공익위원의 최저임금 결정 산출식은 일관성이 없고 즉흥적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의제기는 가능하지만 재심 사례는 0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의결된 2023년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합니다. 이후 고용노동부가 이의 제기 절차를 거친 뒤, 8월 5일까지 최저 임금을 고시하면 2023년 1월 1일부터 인상된 최저임금 효력이 발생합니다. 의결된 최저임금이 불만일 경우, 적합한 절차를 통해 이의제기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최저임금안의 재심 요청이 받아들여진 적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작년에도 중소기업중앙회는 2022년 최저임금안에 대해 고용노동부에 이의제기를 신청했습니다. 이의제기의 사유는 업종별 구분 적용이 되지 않고 최저임금을 단일 적용해 인상된 점, 그리고 최저임금위원회가 인상률의 주된 근거로 삼은 경제성장률 전망치 4.0%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다른 해와 마찬가지로 이의제기를 수용하지 않고 최저임금 9,160원을 최종 확정했습니다.
지금까지 2023년 최저임금과 최저임금위원회의 협상 과정, 향후 재심 가능성 등에 대해 상세히 알아봤습니다. 이번 최저임금 결정이 노동자에게도 경영자에게도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기를 기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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